본 글은 개인 기록이며 제품 소개에 소정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동네 약국에서 오전 알바를 4년째 한다.
카운터에 서 있으면 50대 여자 손님들이 뭘 사 가는지 다 보인다.
월요일. 다이어트 보조제 세 통. “이번엔 진짜 빼야 돼요.”
화요일. 한약 다이어트 상담. “한 달에 38만 원이래요.”
수요일. “그 주사 처방 여기서 되나요?” 되는 데를 알려드렸다. 월 40만 원, 속 울렁거림은 감수하라고 했단다.
목요일. 얼굴이 반쪽이 된 손님. “굶었어요. 근데 배는 그대로예요.”
금요일. “나이 들면 다 그래요. 포기했어요.” 그러면서 변비약을 사 갔다.
다섯 명이 다 50대였고, 다섯 명이 다 배 얘기를 했다.
그리고 여섯 번째가 나였다.
쉰둘. 건강검진 결과지 허리둘레 89cm, 중성지방 168에 빨간 글씨.
의사는 결과지를 넘기며 한 단어를 썼다. “복부비만.”
그 결과지를 받은 지 5개월.
허리 89cm가 81cm가 됐다. 중성지방은 112.
굶지 않았다. 헬스장은 그만뒀다.
갱년기 뒤 배만 나온다면, 부족한 건 ‘이것’이었다.
약국 카운터에서 3년을 보고도 몰랐던 걸 적는다.

굴욕은 세 번 있었다.
첫 번째. 둘째가 거실에서 “엄마 임신했어?” 했다. 웃었다. 그날 밤 잠을 설쳤다.
두 번째. 남편이 싱크대 위 칸을 열었다. 영양제 통이 서른 개였다.
“이거 다 뭐야?” “먹던 거.” “먹었는데 왜 그대로야?” 대답을 못 했다.
세 번째. 검진 결과 상담. 의사가 허리둘레에 형광펜을 긋고 “관리하셔야 됩니다” 했다.
약국 알바가 약국 손님이 된 기분이었다.
혹시 이 중 넷 이상이면 나랑 같은 몸이다.
① 팔다리는 그대로인데 배만 나온다
② 굶으면 얼굴부터 축나고 배는 남는다
③ 저녁 6시 이후 안 먹어도 아침에 더부룩하다
④ 운동하면 땀은 나는데 허리는 안 줄어든다
⑤ 보조제를 두 달마다 바꾼다
⑥ 작년 여름옷이 올해 안 잠긴다
나는 여섯 개였다.

숫자부터. 허리 89 → 84 → 81. 체중 62.8 → 59.1 → 57.9. 중성지방 168 → 112.
3월 12일 허리 89cm, 체중 62.8kg.
6월 14일 허리 84cm, 체중 59.1kg. 12주.
8월 20일 허리 81cm, 체중 57.9kg. 5개월.
8월 재검진 중성지방 112. 빨간 글씨가 사라졌다.
12주 뒤 허리 두 뼘, 운동은 하나도 안 늘렸다.
줄자로는 5cm였는데 바지로는 두 뼘이었다.
나만 그런가 싶어 약국 손님 두 분과 동네 언니한테 같은 걸 권했다.
손님 A(56세) 석 달, “바지가 헐렁해요.” 허리 91→86.
동네 언니(54세) 10주, 허리 87→83.
손님 B(49세) 8주, 체중 4.1kg. “얼굴 붓기가 먼저 빠졌어요.”
넷 중 넷.

마흔다섯까지 55kg이었다.
마흔여덟에 생리가 끊기고 3년 동안 7.8kg이 붙었다.
붙는 자리가 이상했다. 얼굴·팔·다리는 그대로, 배만.
밥은 하루 두 끼, 저녁은 남은 반찬.
아이 둘 대학생, 남편은 야근.
먹는 건 3년 전과 같은데 배만 달라졌다.

3년치 카드 내역을 펴 놓고 세어 봤다.
간헐적 단식 16:8 두 달. 돈은 안 들었다. 1.5kg 빠지고 배는 그대로.
헬스장 6개월권 42만 원. 주 3회 걷기 40분. 트레이너가 “복부는 PT 없이 힘들어요” 해서 PT 10회 60만 원. 허리 1cm도 안 줄었다.
다이어트 한약 한 달 38만 원. 입맛 떨어져 2kg 빠짐. 가슴 두근거려 밤에 깸. 끊자마자 3kg 복귀.
지방분해주사 4회 32만 원. 멍만 들었다.
가르시니아·시서스·녹차추출물·공액리놀레산·히비스커스·식이섬유 3종. 두 달마다 한 통씩. 74만 원. 서른 개 빈 통.
그 주사 상담. 월 40만 원 견적. 손님이 말한 울렁거림이 무서워서 안 했다.
합계 282만 원. 견적까지 762만 원.
282만 원을 쓴 3월 12일에도 허리는 89cm였다.
282만 원. 서른 개 빈 통. 허리는 89 그대로.

여름옷을 꺼내다 작년 린넨 바지가 안 잠겼다.
접어 넣으면서 ‘이대로 60대구나’ 했다.
“나이 들면 다 그렇대.” 동네 언니들이 그랬다.
편한 말이었다. 내 탓이 아니라는 뜻이니까.
그런데 편한 말은 배를 1cm도 안 줄였다.

그 금요일 손님이 나간 뒤였다.
약사 선생님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갱년기 뱃살은 굶어서 안 빠져요. 태우는 힘이 준 건데, 태울 걸 안 넣고 줄이기만 하니까.”
“태우는 힘이요?”
“갈색지방이요. 폐경 뒤에 확 줄어요. 줄이는 게 아니라 켜야 돼요.”
솔직히 그때 든 생각은 ‘약사가 영양제 팔려고 하는 말 아냐?’였다.
4년 같이 일했지만 그 선생님이 손님한테 뭘 권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더 이상했다.
집에 와서 억울해서 검색했다.
갈색지방. 폐경. 대사.
새벽 1시까지 읽었다.
원인은 세 층이었다.
첫 층. 갈색지방은 지방을 저장하는 게 아니라 열로 태우는 지방인데, 아기 때 많고 나이 들수록 준다. 여성은 폐경 뒤 급격히 준다는 자료가 여럿이었다. 태우는 쪽이 꺼진 거다.
둘째 층. 태우는 쪽이 꺼진 몸에서 굶으면 몸은 지방 대신 근육부터 쓴다. 그래서 얼굴·팔은 축나고 배는 남는다. 목요일 손님 얼굴이 그거였다.
셋째 층. 태운 지방은 내보내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 태우기만 하고 못 내보내면 다시 쌓인다.
약국 뒷방에 낡은 온풍기가 있다.
겨울에 문을 아무리 닫아도 온풍기가 꺼져 있으면 안 따뜻하다.
먹는 걸 줄이는 건 문 닫기였다. 운동은 문풍지였다.
온풍기를 켜야 했다. 그게 갈색지방이었다.
갱년기 뱃살, 굶을수록 더 안 빠지는 이유.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온풍기를 켜야 했다.

약사 선생님한테 두 번 더 물어보고 기준을 셋 세웠다.
하나. 갈색지방을 깨우는 원료가 들어 있는가.
둘. 태운 지방을 내보내는 성분까지 같이 있는가.
셋. 쥐가 아니라 사람 대상 12주 결과가 있는가.
셋이 제일 중요했다. 동물 실험은 넘치는데 사람 12주 자료가 있는 원료는 드물었다.
내 서른 통은 전부 ‘줄이는 것’ 아니면 ‘내보내는 것’이었다. 켜는 게 없었다.

아이들 잔 뒤 식탁에서 한 달.
국내 열넷, 직구 아홉. 스물세 개.
원료를 검색하고 논문 요약을 번역기로 읽고 사람 시험인지 쥐 시험인지 확인했다.
| 갈색지방 원료 | 배출 성분 | 사람 12주 자료 | |
|---|---|---|---|
| S사 (국내, 식이섬유) | 없음 | 있음 | 없음 |
| N사 (국내, 가르시니아) | 없음 | 없음 | 쥐 |
| D사 (일본) | 있음 | 없음 | 없음 |
| I사 (미국 직구) | 없음 | 있음 | 있음 |
| M사 (일본, 특허 원료) | 있음 | 있음 | 있음 |
D사는 켜는 건 있는데 내보내는 게 없었다. 태우기만 하고 다시 쌓인다.
I사는 사람 시험은 있는데 갈색지방 쪽이 비어 있었다. 내 원인은 안 건드린다.
S사는 3년 전 내가 먹던 종류였다.
스물세 개 중 스물두 개에 줄을 그었다.

남은 하나, M사.
갈색지방 원료가 일본 특허 열대 식물 추출물이었다.
사람 12주 시험에서 허리둘레 평균 2.4cm 감소라는 자료가 붙어 있었다.
일본 여성들이 폐경 뒤에도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배합이라는 글도 여럿 봤다.
일본 약국 다이어트 코너 제품이고 한국엔 들여오는 곳이 하나 있었다.
한 달 6만 원대. 한약 한 달 38만 원의 6분의 1.
하루로 나누면 2천 원이 조금 넘었다.
“서른한 번째 통이 되겠지” 하면서도 샀다. 사람 12주 자료가 있는 건 처음이라서.

3월 12일 시작. 하루 3정, 아침 식후.
식단 그대로. 주 2회 걷기 그대로.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바꿨다.
1주. 아무 느낌 없음. 메모: “서른한 번째.”
2주. 화장실을 하루 두 번 갔다. 내보내는 성분이 이거구나 싶었다.
3주. 아침에 배가 더부룩하지 않았다. 식후 팽만감이 먼저 줄었다.
6주. “엄마 얼굴 왜 작아졌어?” 임신했냐던 둘째가 물었다.
9주. 허리 86cm. 바지 단추가 편해졌다. 남편이 싱크대 위 칸을 다시 열었다. “이건 뭐야?” “이건 되는 거.”
12주. 허리 84cm, 체중 59.1kg. 일본 자료 2.4cm보다 더 나왔다. 시작점이 더 나빴으니까.
14주. 약사 선생님이 카운터에서 나를 위아래로 보더니 “은주 씨, 켰네요” 했다.
20주. 허리 81cm. 8월 재검진, 중성지방 168→112. 빨간 글씨가 없었다.
50대 주부, 굶지 않고 뱃살 뺀 석 달의 기록은 여기까지다.
그 뒤 두 달은 덤이었다.
굶은 게 아니었다. 온풍기를 켠 거였다.

손님 A는 나보다 먼저 시작한 분이었다. “석 달째인데 바지가 헐렁해요.” 그 말을 카운터에서 듣고 나도 결심했었다.
동네 언니는 내 바지를 보고 물어서 알려줬다. 10주, 허리 4cm.
손님 B는 내 얼굴을 보고 물었다. 8주, 4.1kg. “붓기가 먼저 빠져요.”
넷 중 넷. 넷 다 굶지 않았다.
단점도 적어야 공평하다.
하나. 첫 2주 화장실을 자주 간다. 내보내는 성분 때문이라 그 뒤엔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게 없는 제품이 오히려 태운 걸 다시 쌓는다.
둘. 알이 작지 않다. 물 한 컵은 있어야 한다.
셋. 첫 통은 “서른한 번째”였다. 3주 전엔 아무것도 모른다.
넷. 싸진 않다. 6만 원대. 한약 38만 원 앞에서는 싸고, 편의점 앞에서는 비싸다.
다섯. 품절이 잦다. 손님 A가 두 번 놓쳐서 나는 재입고 알림을 걸고 두 통씩 산다.

“약국에서 일하니까 파는 글 아니냐”는 댓글이 있었다.
약사 선생님은 내가 이 글 쓴 걸 모른다. 우리 약국에서 이 제품을 팔지도 않는다. 일본 제품이라 약국 유통이 안 된다.
내가 이 글로 받는 건 없다.
제품명은 안 쓰려 했다. 이름부터 쓰면 앞의 3년이 사라지고 “사라는 글”만 남으니까.
그런데 댓글이 매주 같은 질문이었다. “그거 이름이 뭐예요?”
여기에만 쓴다.
메타웰에서 들여온 일본 시하카라. 하루 3정, 한 통 한 달.
리뷰 2,300건 이상, 안 맞으면 환불.
3년 282만 원 쓴 사람이 계산해 보니 하루 2천 원이었다.
알아 둘 것 셋.
하나. 직구로 사면 통관에 2주 걸리고 값도 30% 더 든다. 공식몰이 낫다.
둘. 나는 12주 걸렸다. 한 통으로 판단하면 3주 전의 나처럼 “서른한 번째”로 끝난다. 최소 세 통.
셋. 재입고 알림을 걸어 두시길.

작년 린넨 바지는 지금 잠긴다.
8월 재검진 결과지에는 형광펜 그을 데가 없었다.
의사가 “뭐 하셨어요?” 물었다.
“온풍기 켰어요.”
의사가 못 알아들었다.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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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임
“약국 손님 얘기 진짜예요?”라는 댓글이 있었다. 진짜다. 손님 A는 지금도 석 달마다 오신다.
덧붙임
“품절이라 못 산다”는 댓글. 재입고는 되는데 며칠 걸린다. 알림이 빠르다.
※ 이 글은 개인의 경험 기록이며 특정 질병의 예방·치료 목적의 정보가 아닙니다. 체질과 생활 습관에 따라 개인차가 있습니다. 제품 링크에는 소정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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